#1 콜라보를 통해 신데렐라가 된 브랜드
패션 브랜드의 콜라보는 종종 팬층이 두터운 두 브랜드가 만나 환상적인 시너지를 내곤 합니다. 오프화이트, 나이키, 발렌시아가, 슈프림 등 콜라보 제품만 출시했다 하면 완판되는 브랜드가 있는 반면에, "왜?"라는 질문부터 하게 만드는 브랜드 콜라보들이 있습니다.
속내를 알아보면 그럴만도 하겠다라고 생각이 들지만 기성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을만한 브랜드 콜라보 두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오메가 X 스와치 문스와치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는 수십년간 그들의 자랑스러운 시그니처 모델이었습니다. 007시계(씨마스터)로도 유명한 오메가는 수많은 시계 매니아들의 드림워치가 되기도 하고 롤렉스와 함께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계 브랜드 중 하나였죠.
특히 스피드마스터는 시계역사에 한획을 그은 명작 중 하나입니다. 그 별명 "문워치"에 맞게 달에 처음 상륙한 시계였기 때문이죠. NASA에서 문워치의 제작을 오메가에 맡긴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계 모델을 두고 달 환경에 적합한 시계를 골랐을 때 선택된 것이 스피드마스터였습니다. 스피드마스터는 사실 레이싱 환경에 맞춰 제작된 시계인데 그만큼 극한의 환경에서도 고장없이 잘 작동하기 때문에 문워치로 선택받을 수 있었습니다.
스와치 그룹에서 가장 예물급(?)에 적합한 라인에 위치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는 오메가가 무려 스와치와의 콜라보를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광적이었습니다. 33만원짜리 시계가 500만원대의 리셀가에 팔리는 등, 그야말로 콜라보는 대성공적이었죠.
반면에 문워치를 드림워치로 생각하는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는 실망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열심히 돈모아서 뜻깊은 시기에 나에게 줄 선물로 생각해왔던 문워치가 30만원대에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서 팔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역시 시계는 롤렉스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죠.
하지만 오메가의 판단에는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애플워치의 출시 이후로 저가~중고가 시계 시장은 쇠퇴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게다가 오메가보다 조금 높은 가격대의 롤렉스는 브랜드 관리를 엄격하게 해서 감가없는 브랜드로 유명한 반면에 오메가는 사자마자 감가가 시작되니 오메가 입장에서는 커다란 쇄신책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문스와치처럼 이벤트를 하지 않아도 롤렉스는 늘 오픈런이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같은 그룹사의 스와치와 콜라보를 통해 신규 유저 및 잠재 고객을 유입시키고 브랜드 인지도를 확장시키고자 하는 참신한 시도였습니다. 다만 이러한 도전을 통해 500~1,000만원대 중고가 시계 유저들이 롤렉스 대신 오메가를 고려하게 될지, 시계매니아의 파이가 더 늘어날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글로버올 X 스파오 더플코트의 원조
더플코트는 벨기에의 지역인 뒤플(Duffle)에서 나온 원단으로 만들어진 코트로 2차세계대전 영국해군이 입는 코트였습니다. 전쟁 이후 많은 양의 재고를 글로버올이 매입해 판매하면서 흔히 더플코트의 오리지날로 유명한 브랜드죠.
이러한 글로버올이 작년 겨울 스파오와 콜라보를 진행했습니다. 10만원 내외의 코트를 파는 스파 브랜드와 70만원이 넘는 코트를 파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콜라보는 저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국내판권을 갖고 있는 이랜드가 글로버올의 국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캠페인으로 진행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SPA브랜드들의 콜라보는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이벤트입니다. 유니클로는 JW앤더슨, 질샌더, 띠어리와 같은 브랜드들과 꾸준히 콜라보를 진행하고 있으며, H&M이나 자라같은 글로벌 SPA브랜드는 다양한 캐릭터나 디자인 브랜드들과 콜라보를 진행하고 있죠. 여기서 중요하게 볼 점은 결국 브랜드나 IP의 디자인적인 요소를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위 두 사례에서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와 글로벌올의 더플코트는 디자인적 요소보다는 헤리티지적인 요소가 강한 아이코닉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가격대의 차이를 넘어서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단기적으로는 성공한 케이스로 평가받는 문스와치 콜라보는 현재 더이상 프리미엄이 붙지 않게 될 정도로 급격하게 식어버렸죠. 물론 스와치에서 꾸준하게 물량을 공급하는 점도 크게 작용했겠지만 더이상 이슈가 되지 않는 요인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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